개봉전부터
보아가 OST를 불러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처음엔는 나레이션으로 이어지면서,
중간중간 스틸모션으로 이어지는 연출 방법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명세 감독이 이번에는 어둠을 잘 사용한 것 같다.
어둠의 미학, 그리고 첫사랑과 추억.
소설의 미미와 현실의 민우.
사람들은 흔히 결혼하기 전에
첫사랑을 떠올리곤 한다. 결혼하기전에 마지막 결심? 확인라도 하듯이 말이다.
이것을 민우와 미미의 관계에 따라서 잘 표현해낸 작품같다.
이미 미미의 죽음을 알려주듯이 타이틀에서는 미미가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중간 부분에서 미미의 우산, 그리고 미미가 건너려는 횡단보도 맞은편에서는 미미와 같이
검정색 우산을 쓰고, 검정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
미미도 그 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그 사람들 앞에 섰다. 미미가 죽었다는 것을 이미 보여주었다.
미미가 지하철을 타고 떠나는 장면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사후에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고 한다.
이러한 장면을 현대적으로 보여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우는 자신의 첫사랑 미미에 대한 기억을 찾기 위해 미미의 뒤를 쫓았고,
미미는 민우가 보고싶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서 민우의 뒤를 쫓았다.
이후 민우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나서야 인간세계를 떠난 것이다.
미미를 쫓아오던 사람은 저승사자 역할이 아니었을까?
영혼이 지상세계를 떠돌아 다니면 안되듯이
영혼의 나라로 인도하기 위해서..
마지막에 보여주는 선명하고 깔끔한 영상은
그동안의 민우의 마음 속에 있었던 첫사랑에 대한 정리를 의미하지는 않았을까?
이 작품은 기억, 추억, 그리고 잊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